헤드라인▽
정상적인 상장회사 무려 60여곳 '옵티머스'에 속아
대학, 대기업 오너들도 투자 돈묶여
작성 : 2020년 10월 19일(월) 20:17 가+가-
[신동아방송=권병찬 기자] 실로 어마어마한 사건이다.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정상급, 정상적인 상장회사가 무려 60여곳이나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LSBGF, 넥센, 오뚜기 등 대기업은 물론 성균관대, 건국대 등 대학들도 앞다투어 옵티머스에 돈을 넣었고 일부 유명 경영계 인사도 옵티머스에 돈이 묶인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한 경제지가 입수한 ‘옵티머스 펀드 전체 가입자 명단’에는 유가증권시장 12개, 코스닥시장 47개 등 무려 59개 상장사가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단에는 옵티머스가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한 2017년 6월부터 환매 중단을 선언한 올 6월까지 3년간 전체 펀드계약(3300여 건) 내용이 담겨 있다.

기존에 알려진 한화그룹과 에이치엘비, LS일렉트릭 이외에도 훨씬 많은 회사가 옵티머스에 돈을 넣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식품업체인 오뚜기는 2월과 4월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150억원을 넣었다.

BGF리테일은 2월 50억원,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4~5월 150억원을 투자했다. 옵티머스 펀드 만기가 6~9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가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을 날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자 명단에는 경영계 인사도 여럿 등장한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옵티머스에 모두 110억원(누적 기준)을 넣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과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도 수십억원을 투자했다가 돌려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기업들은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 펀드에 여유자금을 굴리라는 판매사 권유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정 사모펀드에 대기업 등 상장사 수십 곳이 몰려든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로 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판매사와 운용사의 영업만으로 이렇게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건 결코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펀드 사기의 정점’이라고 불린다.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자산명세서 등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 감시망을 무력화한 뒤 ‘연 3% 수익을 준다’고 홍보해 3년간 1조7000억원을 끌어 모은 것이다.

이런 사기극에 대기업 등 상장회사들이 최소 500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런 사기성 상품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데엔 뒷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옵티머스 펀드 전체 가입자 명단’에 의하면 상장회사들의 옵티머스 투자는 2017년 7월 25일 3억원을 넣은 코스닥 정보기술(IT) 기업 텔레필드로부터 시작됐다. 텔레필드는 국가 기간통신망 구축에 필요한 광전송장비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텔레필드에 앞서 같은 해 6월 공공기관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에 300억원을 넣었다.이후 옵티머스가 환매 중단을 선언한 지난 6월까지 3년간 무려 59개(유가증권시장 12개, 코스닥시장 47개) 상장사가 펀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오뚜기(150억원), 제이에스코퍼레이션(150억원), BGF리테일(100억원), HDC(65억원), LS일렉트릭(50억원), 한일시멘트·홀딩스(50억원), 넥센(30억원) 등이 옵티머스에 가입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중에선 에이치엘비·에이치엘비생명과학(400억원), 에이스토리(130억원), 케이피에프(80억원), 안랩(70억원), JYP엔터테인먼트·NHN한국사이버결제(50억원) 등이 주로 투자했다.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통틀어 옵티머스에 가장 많은 돈을 넣은 기업은 한화그룹 소속 비상장사인 한화종합화학(500억원)이다. 한화종합화학은 2019년 1~3월 한화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와 네 건의 가입계약을 맺었다. 다만 회사 측은 “투자금 전액을 상환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과 마사회,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은 물론 대학과 노동조합 등도 거액을 투자했다. 성균관대는 작년 6월부터 올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46억원을 넣었다. 한남대와 건국대도 각각 44억원과 4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도로공사 노조는 2019년 1월 옵티머스에 5억원을 넣었다. 그동안 옵티머스는 도로공사 등이 발행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홍보해왔다. 도로공사는 “매출채권을 발행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설명했다.
권병찬 기자 기사 더보기

kbc77@hanmail.net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